마당에 걸어놓은 태양광, 옥상 없이도 발전소로 만든다 by NASA

다리 붕괴 사고가 낳은 ‘마당에 거는 태양광’, 옥상 없는 집도 발전소가 된다

지붕이 없어도, 옥상이 내 소유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NASA가 검증한 흔들리지 않는 매달린 구조 기술 덕분에, 마당의 퍼걸러 하나가 발전소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두 기둥 사이에 매달린 스카이선의 솔라 폴리네이터

사진 출처: NASA/spinoff.nasa.gov

1. 1940년 다리 붕괴 사고가 남긴 숙제, NASA가 풀어주다

바람에 흔들려 무너진 옛 다리의 교훈이 태양광 패널 설계의 안전 기준이 됐습니다.

1940년 미국 워싱턴주의 타코마 내로우스 다리는 강풍에 뒤틀리며 결국 강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사고 이후 엔지니어들은 케이블로 매다는 구조물을 설계할 때마다 ‘진동’을 가장 먼저 걱정하게 됐습니다. 2012년 재생에너지 사업을 구상하던 짐 클레어는 태양열을 한곳에 모아 발전하는 집광형 태양광 기술에 주목했습니다. 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거울을 계속 조정해야 하는 이 기술의 특성상, 그는 케이블에 매다는 방식이 효율적이라 판단했지만 동시에 타코마 내로우스 다리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클레어는 이 구조가 강풍에도 안전한지 직접 검증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NASA 글렌연구센터와 쿠야호가 카운티, 지역 비영리기관 매그넷이 함께 운영하는 ‘어답트-어-시티’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NASA의 동역학 전문가 트레버 존스는 실제 프로토타입에 망치로 진동을 가하며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를 토대로 어떤 규모에서도 케이블 장력을 계산할 수 있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클레어의 매달린 태양광 구조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반파 태양열 발전 시스템의 반사판들

사진 출처: Cliff Ho/U.S. Department of Energy, spinoff.nasa.gov

2. 옥상 아닌 마당에, 퍼걸러 형태로 거는 태양광 – 솔라 퍼걸러

임대 주택이나 리스 상가처럼 지붕 설치가 불가능한 곳에도 태양광을 걸 수 있습니다.

클레어가 세운 회사 스카이선(Skysun)은 처음엔 집광형 태양열 발전을 준비했지만, 지금은 일반 태양광 패널을 해먹처럼 매다는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첫 제품인 ‘솔라 폴리네이터’는 반그늘을 좋아하는 식물 위에 그늘막처럼 걸어 최대 2킬로와트를 생산하면서 해의 위치를 따라가도록 설계됐습니다. 이어서 선보인 더 큰 규모의 ‘솔라 퍼걸러’는 파티오 위에 걸어 3~5킬로와트를 생산하는데, 핵심은 지붕에 구멍을 뚫는 영구 설치가 불가능한 임대 주택이나 리스 상업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파티오 위에 태양광 패널을 매단 스카이선 퍼걸러 상상도

사진 출처: Skysun LLC, spinoff.nasa.gov

💡 핵심: 솔라 퍼걸러는 지붕이 아닌 기둥과 케이블로 지지되기 때문에, 옥상 태양광 설치가 불가능한 세입자나 리모델링을 원치 않는 집주인도 마당·파티오에 설치해 태양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부동산 중개사가 보는 이 기술의 미래

지붕 없이도 태양광이 가능해지면, 옥상이 없는 매물의 약점 하나가 사라집니다.

매물을 소개하다 보면 태양광을 원하는 매수인이 옥상 구조나 방향, 소유권 문제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처럼 옥상을 함께 쓰는 건물, 혹은 전세·월세로 사는 세입자에게 옥상 태양광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그런데 퍼걸러처럼 마당이나 주차장 위에 거는 방식이 보편화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독주택 마당 조경 설계에 퍼걸러형 태양광을 함께 넣으면 그늘막과 발전 설비를 동시에 갖추게 되고, 이는 관리비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셀링포인트로 이어집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임대 주택에도 설치 가능하다’는 부분입니다. 요즘 임차인들도 관리비와 에너지 효율을 꼼꼼히 따지는데, 집주인 입장에서 지붕 공사 없이 마당에 퍼걸러 하나 세우는 것만으로 월세 매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아이템입니다. 신축 단지라면 커뮤니티 정원이나 주차장 캐노피에 이런 매달린 태양광 구조를 적용해 미관과 발전량을 동시에 잡는 설계도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형태라 건축 인허가나 구조 기준이 정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텐데, 제로에너지 건축 트렌드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면 이런 유연한 태양광 설치 방식이 조만간 신축 단지 조경 요소로 자리 잡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출처: Suspended Solar Panels See the Light | NASA Spinoff

에너지 대시보드와 주택 관리비의 관계 by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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